안나 57

소소한 행복[겨울왕국/크리안나/리퀘스트]

기분이 좋아진다. 햇빛이 감도는 밝은 머리카락과 푸른 숲을 닮은 눈동자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달빛을 담은 부드러운 머리칼과 나무 색 눈동자와 눈이 마주치면. 이 사람의 곁에 있는 지금 이 순간이, 그 무엇보다도 소중하다. *** 새벽녘의 서늘한 공기가 서서히 모습을 감춰가기 시작하는 이른 아침이었다. 간밤에 잔뜩 지쳐있던 상태로 잠이 들었던 크리스토프는, 아직 이불속의 따뜻한 기운에 감싸여 한창 꿈나라를 여행 중이었다. 오랜만에 크리스토프보다 먼저 잠에서 깬 안나는, 턱을 오른손으로 지탱하고서 찬찬히 남편의 자는 얼굴을 바라보고 있었다. 기분 좋은 꿈이라도 꾸고 있는 것인지 입꼬리가 씩 올라간 채 눈썹이 조금씩 움직이는 크리스토프의 얼굴은 옆에서 지켜보는 재미가 꽤나 쏠쏠했다. 안나는 싱긋..

오두막 [겨울왕국/크리안나/리퀘스트]

예로부터 소중한 연인을 자신이 좋아하는 장소에 데려가는 것은 크나큰 즐거움을 불러일으키는 일이다. 어려서부터 아렌델 북쪽 산을 중점으로 남들이 모르는 특별한 명소를 잔뜩 알고 있었던 크리스토프에게는, 안나와 연인 사이가 된 이후 자신의 비밀장소들을 안나에게 소개하는 것이 소소한 기쁨 중 하나가 되었다. 안나는 크리스토프가 데려가는 장소들을 모두 좋아했고, 남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장소를 크리스토프와 공유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안나에게 꽤나 특별한 기분을 가져다주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크리스토프와 안나가 부부의 연을 맺은 뒤 첫 결혼기념일 날이 다가왔다. 안나는 결혼기념일을 앞두고 아렌델의 여왕으로서의 치러야 할 업무량이 늘어나 좀처럼 크리스토프와 시간을 함께 하지 못해 답답함과 아쉬움으로 머릿속이 ..

늦가을이 지나갈 때 [겨울왕국/크리안나/리퀘스트]

아렌델의 마지막 단풍이 이제 떨어질 락 말락 하는 때였다. 안나는 아렌델의 새 여왕으로서 새로운 드레스를 입은 것이 무척 설레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자신의 약혼자에게 보여주는 것은 더더욱 설레었다. "나 어때요, 크리스토프?" 크리스토프는 저도 모르게 침을 꼴깍 삼켰다. 안나는 그야말로 눈이 부셨다. 초록색과 검은색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우아한 드레스는 안나의 이목구비를 더할 나위 없이 빛내고 있었다. 양쪽 귀에 찬 앙증맞은 귀걸이도 그녀의 사랑스러움을 더욱 증폭시켰다. "너무 예뻐요. 진짜로." 안나는 크리스토프를 보고 싱긋 웃었다. 자신을 보고 넋을 놓은 크리스토프의 모습이 퍽 마음에 든 모양새였다. 그녀는 우아한 걸음으로 크리스토프에게 다가가 그의 품에 폭, 하고 안겼다. "나 앞으로 잘 할 ..

충전 [겨울왕국/크리안나]

그래. 그냥 잠깐 얼굴만 보고 갈 생각이었다. 최근에 일이 부쩍 바빠져서, 같이 있는 시간이 부쩍 줄어든 탓에 계속 안나의 얼굴을 못 봤으니까. 그래서 아주 잠깐 인사만 하고 바로 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우리 공주님은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외로움을 타고 있었나보다. "안나. 잠깐만요..." "싫어요." 안나가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는 점점 내 품에 파고들었다. 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멀뚱멀뚱 서 있었다. 나랑 안나는 지금 비교적 인적이 드문 왕궁 끝자락 복도 쪽에서 포옹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정확히는 내가 안기고 있는 거였지만) 허나 언제 사람이 들이닥칠지도 모르는 일이니, 나는 기쁜 마음을 애써 누르고 서둘러 이 자리를 떠나야만 했다. "크리스토프는 나랑 안고 있는 게 싫어요..

크리안나 연성 모음 7 [2020년 6월 트위터 연성 백업]

146. 크리스토프가 스벤한테 안나 태워주는 거 보고싶다. 원래 안나는 승마가 특기였으니 순록인 스벤도 크게 무리 없이 잘 탈 것 같긴 한데 아무래도 처음에는 좀 어색했겠지:3 안나가 스벤 위에 올라탄 상태에서 크리스토프가 옆에 서서 안나 한 손 잡아주고 "좋아요. 잘 하고 있어요. 그런 식으로 익숙해질 때까지 천천히 움직이면 돼요." "왠지 신기해요. 저번에 크리스토프한테 안긴 상태에서 스벤 위에 탔을 때랑은 완전히 다른 느낌이에요." "재밌어요?" "네. 굉장히." 하고 크리안나 다정하게 대화 나누는 모습 보면서 기분 좋은 울음소리 내는 스벤;) 147. 영화 원스 ost 들으니까 길거리 연주가 크리스토프 & 부잣집 아가씨 안나가 보고 싶어졌다. 변두리 골목에서 류트 연주를 하며 노래를 부르는 크리스..